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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키토제닉 식단, "건강한 지방으로 유연하게 진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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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을 결심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시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식단 조절이다. 간식이나 야식을 끊고 식사량을 줄이거나,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음식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체중 감량을 위한 방법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다이어트 식단은 다양하다. 한 가지 음식만 섭취하는 '원푸드 다이어트', 공복 시간을 조절하는 '간헐적 단식',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을 맞춰 섭취하는 '영양 균형 식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영양 비율 조절 식단 중에서도, 체중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키토제닉 식단'이 많이 알려져 있다.

키토제닉 식단, 대사 기능 회복과 체중 감량 효과 기대
키토제닉 식단은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고, 지방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식이요법이다. 인체는 기본적으로 탄수화물 속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만, 지방 섭취 비중이 높은 키토제닉 식단을 따를 경우,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를 생성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케톤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며, 이러한 상태를 '케토시스(ketosis)'라고 부른다.

사실 키토제닉 식단은 애초에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개발된 식단은 아니다. 1920년대, 소아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줄이기 위한 치료법으로 도입된 것이 시초다. 케톤체가 뇌의 흥분을 억제해 발작을 완화하는 효과가 확인되면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지방 위주의 식사를 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키토제닉 식단이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이 식단은 점차 다이어트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대한비만학회 교육위원회 간사로 비만에 대해 연구 중인 가정의학과 안혜지 교수(한림대학교 성심병원)는 "체내에서 포도당 대신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체지방 분해가 촉진돼 체중 감량으로 이어진다"며, "체중 감소뿐 아니라 혈당 안정화, 인슐린 민감도 개선 등의 효과도 보고됐고, 일부 연구에서는 지방간 및 중성지방 수치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도 제시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효과는 최근까지도 다양한 연구를 통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키토제닉 식단에 대한 27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메타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이 식단은 중성지방, 혈압, 혈당, 체중 조절 등 여러 대사 지표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사증후군이 있는 성인 16명을 대상으로 지방 위주의 저탄수화물 식단을 제공한 결과, 혈액 내 포화지방 수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된 반면, 중성지방 내 팔미톨레산 비율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연구도 있다.

이 밖에도 이상지질혈증이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등 대사 관련 수치가 개선됐고, 인슐린 저항성은 낮아지며 체중과 복부지방도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이러한 대사 지표 개선 효과를 충분히 보기 위해서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게 식단을 구성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키토제닉 식단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혈당 높이는 탄수화물 피하고, 지방 섭취량은 늘린다
키토제닉 식단을 구성할 때는 탄수화물 섭취를 최소화하는데,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정제 탄수화물'이다. 이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인슐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해,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은 이러한 기전으로 인해 체지방 축적과 체중 증가, 중성지방 수치 상승, 지방간 등 다양한 대사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키토제닉 식단을 실천할 때는 탄수화물 섭취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반면 지방 섭취량은 최대한 늘리는 방식을 선택하는데, 지방 자체는 혈당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안혜지 교수는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음식의 영향보다도 간에서의 내인성 합성과 대사 상태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라며 "간에서 합성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은 유전적 요인과 대사 환경에 따라 결정되므로, 전체 식습관과 대사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것은, ldl 콜레스테롤은 입자의 크기와 밀도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는 점이다. 이 중 작은 입자이자 밀도가 높은 'sdldl(small dense ldl)'은 혈관 벽에 쉽게 침착돼 심혈관 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위험한 형태로 알려져 있다. 반면, 비교적 크고 밀도가 낮은 'lbldl(large buoyant ldl)'은 포화지방 섭취 시 증가할 수 있지만, 심혈관 질환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과도한 탄수화물과 설탕 섭취는 sdldl 수치를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며,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양질의 지방과 영양소를 공급하는 키토제닉 식단은 sdldl을 줄이고 lbldl 비중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 전반적인 혈관 건강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건강한 지방' 선택하는 것이 핵심
그렇다고 해서 어떤 지방이든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핵심은 '건강한 지방'을 선택하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에 대한 인식은 불포화지방산은 '좋은 지방', 포화지방산은 '나쁜 지방'으로 이분화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섭취하는 대부분의 음식에는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이 혼합되어 있어, 포화지방산을 완전히 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이 높거나 혈중 콜레스테롤의 산화로 인해 혈관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지방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는 일반적인 건강 상태의 사람이라면 단순히 포화지방산을 섭취했다고 해서 건강에 즉각적인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내가 먹는 지방이 '건강한 지방'인지에 주목하는 일이다.

안 교수는 "포화지방산 자체가 모두 해로운 것은 아니며, △가공식품 △트랜스지방 △튀김류 등에서 발견되는 열화된 지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연식품에 포함된 포화지방산은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코코넛오일 △기 버터 △자연 방목한 소고기 △유기농 달걀 및 유제품 등이다.

이어 "이러한 식품들은 과하지 않게, 적정량 섭취한다면 건강한 식단의 일부로 충분히 포함될 수 있다"며,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 등 다양한 지방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한편, 식품의 가공 정도와 원재료의 질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속 가능한 유연한 방식의 키토제닉 식단은 "유효한 다이어트 전략"
키토제닉 식단에 대해 장기적인 유지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로 식단을 엄격하게 따를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안혜지 교수는 "키토제닉 식단 초기에는 두통, 피로감, 변비,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키토 플루'라고 부른다"라며 "장기적으로는 영양 불균형, 근육량 감소, 장내 미생물 다양성 감소 등의 우려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제한되는 음식이 많아 식단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어렵고, 중단 이후 요요 현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다 유연한 방식으로 식단을 유지하면 이러한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다. 안 교수는 "좋은 지방과 충분한 채소 섭취를 기본으로 하고, 건강한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하는 식단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채소 섭취량을 충분히 늘린다면, 엄격한 키토제닉 식단 중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미량 영양소를 보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게 식단을 진행할 경우, 이상적인 비율은 지방 60~70%, 단백질 20~30%, 탄수화물 10%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식단을 지속하면서 대사 기능이 개선되었다면 주 1~2회 정도는 탄수화물이 약간 포함된 식사를 하고, 평상시에는 키토제닉 식단의 규칙을 따르는 '사이클 키토제닉 식단'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극단적인 방법으로만 키토제닉 식단을 실천하다 보면 심리적인 부담이 커지고 식단 이탈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유연한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키토제닉 식단을 하면서 체중과 혈당 등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앓고 있다면 전문가 조언 따라야
이렇게 키토제닉 식단을 건강한 사람이 유연한 방법으로 실천한다면 심혈관계 건강을 증진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미 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 간질환, 신장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무턱대고 키토제닉 식단을 실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안혜지 교수는 "혈당강하제를 복용하거나 인슐린 치료를 시행하는 당뇨병 환자는 급격한 탄수화물 제한 시 저혈당 위험이 있으며,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포화지방 섭취 증가가 ldl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렇기에 이미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의료진 등 전문가와의 상담과 평가를 거쳐 단계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식이조절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안 교수의 설명이다.

안 교수는 "개별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식단 전략이 달라져야 하며, 표준화된 식단보다는 개인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식단을 서서히 교정하고, 혈액검사 결과와 체중, 혈당, 지질 수치 등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나에게 맞는 안전한 식사를 이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